2026 Upcoming show
50 L, Amsterdam
Kunstpodium T, Tilburg
Bio Gallery with Rench Kee


TACTICS


2023



Duo show and co-research project with Younghae Chang

2023. 07. 14 — 08. 04
M3TA (Seoul, KR)
Supported by Arts Council Korea, Seoul 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






Text:
카메라 프레임에는 얼굴과 얼굴이 아닌, 할아버지의 머리와 소녀의 발이 교차한다. 할아버지와 소녀가 만나는 첫 장면이다. 머리와 발. 신체의 양끝이 신발 가게의 지저분한 바닥에 나지막이 깔린 카메라의 눈과 하나의 수평선을 이룬다. 화들짝 놀라는 소녀의 발걸음과 함께 와이드 앵글 샷으로 재빨리 전환하는 장면은 몸을 일으킨 할아버지와 어깨를 움츠린 소녀를 비추며 두 인물 간의 위계를 절묘하게 뒤집어 버린다.

이와 같이 기예림과 장영해의 장기 매체 연구 프로젝트의 일부분으로 공개하는 전시 《TACTICS》는, 영화적 이미지를 중심으로 카메라 앞과 뒤, 화면 안과 밖, 편집된 시간과 실재하는 환경들에서 발화하는 특정된 상황 속 주체들의 역학 관계를 관찰한다. 전시장 곳곳에 놓인 초현실적인 서사의 단편영화부터 다큐픽션 형식으로 기록한 아이의 놀이, 외설적인 자세를 취하는 조각물 등의 작품은 각각의 테마를 기반으로 연출한 여러 세트장의 집합과도 같다. 그리고 그 사이로는 팽팽하고도 짓궂은 긴장감이 가로지른다.

전시된 작품들은 영화적 이미지를 구성하는 요소들 – 사운드, 대상, 서사, 상징 – 을 부분들로 해체했다 재조합하는 과정을 거친 작업이다. “이미지”에 투사하는 구경꾼인 우리의 시선이 이미지를 완성시킨다. 이 시선은 사회적 관습과 개인적 경험을 토대로 작동하는 매개체다. 고조되는 사운드트랙에 휘감긴 총과 눈의 클로즈업 샷이 교차편집 되어 총격전의 긴장감을 유도하는 서부극의 공식을 클리셰로 인지할 수 있는 것처럼, 우리는 다양한 미디어를 일상에서 접하며 음악적, 사진적 지표성 기반의 매체 언어를 익혀왔다. 예림과 영해는 이 공유된 상징적 언어를 기호의 관계에서 이탈시키는 지연의 전략을 구사한다.  

가장 먼저 영화적 이미지가 대표하는 (아직은) 존재하지 않는 시공간은 글로 묘사된다. 그 대본은 여러 갈래로 향할 수 있는 시간에 임시적인 방향성을 제공하는 합의서와도 같다. 이 합의서를 기준으로 촬영 현장의 주체들은 집단 안무를 펼친다. 특정된 촬영 기간 동안 글은 배우들과 제작팀 간의 지휘 아래 잠시나마 물리적 세계에 제 모습을 구현해 본다. 그렇게 현상되는 영화적 이미지는 글을 “몸”으로 대체한 여러 테이크 중 선택받은 시뮬레이션이다. 

지연이 시간과 속도의 구부림이라면 예림과 영해가 직설적인 서사 구도에 개입시키는 지연은 몸의 구부림일 것이다. 여기서 로절린드 크라우스(Rosalind Krauss)가 조지 바타이유(Georges Bataille)의 수직성/수평성 개념을 차용해 미술 매체의 물질성을 논한 ‘축의 회전’을 떠올려 본다. 바타이유는 인간 얼굴의 입/눈 축을 사족보행 동물의 입/항문 축과 대조한다. 인간의 수직성을 나타내는 전자는 입을 인간의 언어 능력, 즉 표현력으로 정의한다. 후자는 동물의 수평성과 연결되는데, 이때 입은 먹이를 포획하고 죽이고 소화하는 구멍이자 항문까지 이어지는 원초적인 체계의 시발점으로 기능한다. 크라우스는 무형을 말하는 인간 입을 유형의 존재 축으로 회전시켜 입과 항문의 중첩을 암시하고, 이미지를  땅으로 다시 끌어내리는 작업(grounding)으로 관점의 변화를 야기한다. 무정형의 표현은 언제나 물질에 근거하며 입/항문, 수직/수평, 부재/존재는 단순히 양극을 이루는 것이 아닌 매체의 변증법적 놀이에 참여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한다. 

다시 머리와 발. 인간 몸의 가장 높은 꼭짓점을 구부려 몸을 굳건히 지지하는 가장 낮은 지대로 눈높이를 맞춘다. 이러한 구조조정은 구경꾼이 이미지를 소화했다고 생각할 때쯤, 관계의 유연함과 위계의 가벼움을 상기시켜 이미지가 역류해 속을 메스껍도록 만든다. 《TACTICS》에서 예측 가능했던 서사의 전개는 금방 엽기적이게 뒤틀리고, 시각물은 겹겹이 쌓여 완벽한 해상도를 그릴 수 없도록 하고, 이미지와 비동기 된 음악, 몸과 (비)언어가 견고히 꼬여진 형체들로 나타난다. 우리가 알고 있던 세상에 깃들인 언어가 친숙하고도 왜곡된 채로 머리부터 발까지, 혹은 입에서 항문까지 여정한다. 
글_류다연




Exhibition view






List of Works




엽총 할아버지, 장영해와 기예림, 2023, 4채널 비디오 * 11’ (S#1+S#2+S#3+S#4)
ella and jiho, 2023, 장영해, 싱글채널 비디오, 10’ 42’
Double the Foe, 기예림, 2023, 1100x1650x980(mm) 실리콘, 혼합재료
flattendog, 장영해, 540x1280x1550(mm), 가죽, 혼합재료
© Yelim Ki,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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